60대 부친과 30대 아들이 주도한 불법 사채 조직이 3년간 외국인 근로자 9,000여 명을 상대로 162억 원을 빌려주고 월 12% 이상의 고리로 55억 원을 챙긴 사건이 적발됐다. 이들은 SNS에 '한국어 교육'이라는 미끼를 던져 피해자를 모집하고, 여권과 차용증을 받아낸 뒤 상환이 늦으면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했다. 불법 체류로 강제 추방될 수 있다는 공포를 이용해 돈을 갈취한 것이다.
내국인을 상대로 한 불법 사채도 당연히 심각한 범죄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범죄는 단순한 경제적 착취를 넘어선다. 이는 약자를 향한 비겁한 폭력이자,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다.
가장 약한 고리를 노린 비겁한 범죄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 중 하나다. 언어가 서툴고, 법률 지식이 부족하며, 도움을 요청할 곳도 제한적이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은 바로 그 약점을 정확히 겨냥했다. 허위 계약으로 법적 항변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고, '신고'라는 공권력을 악용해 협박했다.
이들이 택한 피해자는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출신 근로자들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3D 업종을 떠맡으며 저임금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리의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채우며 경제를 지탱하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을 상대로 법을 무기 삼아 돈을 뜯어낸 내용을 보면 범죄를 넘어 도덕적 파탄이다.
그들의 경험이 곧 한국의 이미지다
현대 사회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다. 그들은 귀국 후 자국에서 한국을 증언하는 민간 외교사절이다. 한국에서의 경험, 한국인들에게 받은 대우, 이 땅에서 느낀 감정이 모두 그들의 입을 통해 고국으로 전해진다.
한류와 K-문화로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 정작 한국 땅을 밟고 일한 사람들이 사기와 협박에 시달렸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반(反)한류다. 정부가 수십억을 들여 국가 이미지를 높이려 애쓰는 동안, 이런 범죄자들은 그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태국에서, 캄보디아에서, 필리핀에서 이 9,000명의 피해자들은 한국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한국을 어떤 나라로 여기게 될까. 한 사람의 나쁜 경험은 입소문을 타고 수십, 수백 명의 인식을 바꾼다. 이는 개인적 피해를 넘어 국가적 손실이다.
엄중한 처벌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다행히 경찰은 가해자 3명을 구속하고, 해외 도피 중인 60대 총책에게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하지만 처벌만으로는 부족하다.
첫째, 외국인 근로자를 노린 범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그것도 국가 이미지까지 훼손하는 범죄에는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둘째, 외국인 근로자들이 쉽게 법률 상담을 받고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다국어 지원, 익명 신고 채널, 법률 구조 확대 등이 시급하다.
셋째, 출입국 관리 제도를 악용한 협박 범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공권력이 범죄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 곁에서 함께 땀 흘리며 살아가는 이웃이다. 그들에게 가해지는 범죄는 단순히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양심과 국가의 위신이 걸린 문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근로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우리는 진정으로 품격 있는 나라, 세계인이 존중하는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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